직장인 명수씨는 갑작스럽게 시야가 흐려지고, 심장이 빨리 뛰며, 숨이 가쁘고, 어지러워지는 경험을 여러 번 하였습니다. 처음 그러한 경험을 한 것은 중요한 프로젝트 준비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이러다가 심장마비가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하여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하여 병원에서 의사의 진찰을 받았습니다. 그때 자신이 경험한 것이 공황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으며, 의사는 스트레스와 불안에 의한 반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뒤로 몇 차례 공황을 경험하였으며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하는 상황에서 공황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운전 중에도 갑자기 호흡이 가빠오고 불안하여 차를 세우기도 하였고, 한번은 잠을 자다가 가슴이 조여오고 호흡이 가빠지며 땀을 흘리면서 깨기도 하였습니다. 두세 차례의 공황을 겪은 후, 명수씨는 다시 이러한 증상을 겪게 될까봐 두려워졌습니다. 이에 가능하면 혼자 있는 것을 피하고, 쇼핑몰, 극장, 사람이 많은 곳 등 공황이 일어나면 곤란을 겪을 수 있는 상황도 피하게 되었습니다. 명수씨는 언제 공황이 일어날까 늘 불안하고 긴장한 상태로 지냅니다.
예상치 못한 공황발작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공황발작 시에, 극심한 공포와 고통이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수분 이내에 최고조에 이르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이 때 나타나는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 심장 박동수 증가, 떨림, 답답함, 질식할 것 같은 느낌, 어지러움, 비현실감 등이 있습니다. 공황을 경험한 후에는 다시 증상을 겪을 것에 대한 지속적인 걱정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공황을 피하기 위해 숨이 가빠지는 운동이나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피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공황이나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걱정은 ‘질병(심장질환, 발작장애)’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증상을 보였을 때 다른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볼까봐 두려운 ‘사회적 걱정’일 수도 있으며, 공황으로 인해 미치거나 통제를 잃을지 모른다는 ‘정신적 기능’에 대한 걱정일 수도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5~8%가 일생에 한번 이상 공황장애를 경험한다고 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다고 합니다. 20대 초반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첫 번째 공황발작 전에 대인관계, 질병, 가족사, 업무 등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흡연은 공황장애의 위험요소라고 하며, 공황을 겪는 사람들은 많은 경우 신체 감각이나 증상을 특히 위험한 것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을 심장질환으로, 어찔함을 곧 기절하는 것으로, 격렬한 감정은 감정통제를 못하는 것으로, 비현실감은 통제를 잃거나 미치는 것으로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수, 배우, 코미디언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기 쉬운 연예인들에게서 많이 관찰되어 소위 ‘연예인병’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공황장애는 다른 장애들보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수월하게 치료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자신의 불안과 공황을 다루는 연습을 지도하며, 자신의 호흡을 느리게 하는 법, 이완하는 법,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법, 두려워하는 것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여 더 이상 두렵지 않게 하는 방법 등을 배우게 됩니다.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통하여 더 이상 공황을 겪지 않는다고 보고한 사람이 70~90%에 이르며, 치료가 끝난 후 2년 이상 지난 후에도 그 효과가 지속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증상이 심할 경우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은 치료방법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