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행동치료란?
마음사랑인지행동치료센터가 지향하는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 Behavioral Therapies)'는
심리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을 정성껏 보살피면서, 문제의 본질을 탐색하고 해결방법을 훈련하여, 보다 건강하고
적응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전문적인 심리치료(psychotherapy) 방법입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지금-여기(here and now)를 강조하는 목표지향적이고 해결중심적인 치료입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내담자의 과거보다는 현재의 삶에 더 초점을 맞추고, 체계적으로 구조화된 방식의 훈련을 통해 내담자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촉진하는, 단기적인 접근을 시도합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인지(cognition)', 즉 우리의 생각이 감정과 행동 및 대인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이것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가정합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심리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설명하며,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여 인지의 변화를 촉진합니다.
인지행동치료를 축구에 빗대보면, 상담자는 선수의 재능을 계발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을 수립하여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는 ‘코치'이고,
내담자는 체계적인 훈련으로 다져진 실력을 그라운드를 누비며 발휘하는 ‘선수'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상담자와 내담자는 한 팀을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상담자와 내담자의 상호협력과 내담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서, 내담자는 자신의 왜곡된 생각을 찾아내는 기술, 부적응적인 믿음을 수정하는 기술,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과 관계맺는 기술,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기술,
그리고 문제가 되는 행동을 변화시키는 기술을 익힐 수 있습니다.
내담자가 이러한 기술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되고, 삶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인지행동치료는 마무리됩니다. 그때쯤이면, 내담자는 이미 자신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자가치료자(self-therapist)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비유컨대, 인지행동치료는 ‘물고기를 대신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기술을 배우는 것'입니다.
다양한 심리적 문제에 대한 인지행동치료의 효과는 300편 이상의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서 검증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지행동치료는 경험적으로 입증된 심리치료(Empirically-supported Psychotherapy) 또는
증거에 기반한 치료(Evidence-based Psychotherapy)라고 불립니다.
인지행동치료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기를 원하시는 분은, 다음의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사람들은 다양한 유형의 심리적인 문제와 정서적인 고통을 겪으면서 살아왔습니다.
과거에는 나쁜 기운이 머리에 들어왔기 때문에 심리적인 문제를 보인다고 생각하여 머리에 구멍을 뚫는 시술을 행한 적도 있었고,
악마의 개입으로 인해 정서적인 고통을 겪는다고 간주하여 종교의식을 통해 퇴마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근대로 들어서면서 심리학과 정신의학에서 심리치료 분야가 태동했고,
과학적인 연구와 실증적인 사실에 근거한 치료적 개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0세기 초반에는 무의식의 발견과 더불어 정신분석치료(psychoanalysis)가 대세를 이루었고,
20세기 중반에는 외현적인 행동수정을 위한 행동치료(behavior therapy)가 주로 행해졌습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인지행동치료(cognitive & behavioral therapies)는
20세기 후반 심리치료의 주류가 되었고, 이런 흐름은 21세기로도 이어져 더욱 발전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인지행동치료’라는 표현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한글로 적을 때는 별다른 차이가 느껴지지 않지만, 영문으로 표현하면 인지행동치료를 지칭하는 표현이 상당히 다양하기에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학자들과 치료자들이 약간씩 다른 표현을 쓰면서 자신의 색채를 드러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에 그러합니다.
이를테면, Aaron Beck 계열에서는 ‘Cognitive Therapy’라는 용어를 선호하고, 일반적으로는 ‘Cognitive Behavior Therapy’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Cognitive-Behavior Therapy’ 혹은 ‘Cognitive Behavioral Therapy’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그룹도 있습니다.
또한, 인지행동치료가 확장되고 진화하면서, 기존의 인지행동치료를 보완하고 혁신하는 치료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Young의 심리도식치료(Schema Therapy), Linehan의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Dialectical Behavior Therapy), Teasdale의
마음챙김에 기초한 인지치료(MBCT: 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그리고
Hayes의 수용전념치료(ACT: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발전적인 흐름을 모두 포괄하기 위해서, 마음사랑인지행동치료센터는 ‘Cognitive & Behavioral Therapies’라는 명칭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은 전통적인 인지치료를 기반으로 하여, 21세기에 전개되고 있는 혁신적인 인지행동치료들을 모두 아우르는 작업에
이론적 및 임상적인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의 토대가 된 인지적 접근(cognitive approach)의 효시는, 기존의 성격 및 정신병리 이론과는 전혀 다른
인간에 대한 조망을 제시한 George Kelly(1955)였습니다.
그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이해해야 할 필요와 동기를 갖고 있으며,
인지적 수단을 동원하여 이런 목표를 추구한다”고 주창하며, 인간을 ‘과학자’로 개념화했습니다.
즉, 인간을 자신이 처한 환경을 표상하는 역량을 가진 능동적인 존재로 간주한 것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정신과 교수인 Aaron T. Beck으로 이어져서 ‘인지치료(Cognitive Therapy)’라는
구조화되어 있고 단기적이며, 현재지향적인 심리치료 이론과 기법으로 정립되었습니다.
인지치료의 창시자인 Aaron T. Beck은 “우리의 감정과 행동은 객관적 현실보다는 주관적으로 구성한 현실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주장하며,
“자기 자신, 다른 사람, 주변 세상, 그리고 미래에 대한 왜곡된 구성과 집착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든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예컨대, “나는 사랑을 받을만한 존재가 아니다”는 생각이 우리를 슬프고 우울하게 만들고,
“시험에서 떨어지면 인생을 망치는 것이다”는 믿음이 우리를 불안하고 긴장하게 만들며,
“다른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우리를 반복해서 의심하고 경계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런 견해는 이른바 “생각이 달라지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경구의 의미를 일깨운 것이고, 불교에서 논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상통하는 견해 라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이 어떤 사건이나 상황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인 해석’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모든 심리적 문제의 이면에는 왜곡되고 역기능적인 생각과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것을 ‘인지매개가설’이라고 부릅니다.
인지매개가설을 사례를 통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가령, 당신이 저녁 6시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약속시간을 지키려고 부랴부랴 일을 마친 뒤에 부지런히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에 문자메시지가 도착하여 살펴보니, 그 친구가 보낸 “나 오늘 약속 못 지킴”이라는 짧은 내용이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이 때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이실 것 같습니까?
아마도, 많은 분들이 ‘분노’를 경험하실 것이고,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며
언성을 높여 따지고 싶으실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시다구요? 혹시, 당신은 그 밖의 다른 반응을 보이실 것 같습니까?
그래요, 다른 반응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예컨대, 당신은 ‘불안’해지실 수도 있습니다. 친구에 대한 걱정을 하실 수도 있다는 것이죠.
혹은 ‘다행스러움’을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건에 대한 반응은 여러모로 다를 수 있습니다.
자! 그런데, 왜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일까요?
동일한 사건이 벌어졌으니, 모든 사람의 반응이 동일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바로 이 부분이 인지행동치료에서 강조하고 있는 핵심적인 포인트입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그 사건에 부여한 개인적인 의미(personal meaning)가 사람마다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위의 예에서, ‘분노’를 경험한 사람은 아마도
“이 녀석이 나를 무시하네. 나를 하찮게 여기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떠올리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안’을 경험한 사람은
“혹시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 게 아닐까? 큰 일이 벌어졌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품으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다행스러움’을 느낀 사람은 아마도
“나도 귀찮았는데, 잘 됐다. 돈 굳은 셈 치지 뭐”라는 생각을 떠올리셨겠죠?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은 A ⇒ B ⇒ C의 도표가 얻어지게 됩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이러한 연쇄반응의 고리 중에서 B(생각)의 중요성과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타당성(validity)'이 결여된 생각과 ‘효용성(efficiency)'이 부족한 생각이 심리적인 문제와 관련되며,
그렇게 왜곡된 생각에 사로잡힐 때 정서적인 고통이 증폭된다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우울하거나 불안한 기분을 벗어날 수 없을 때,
매사가 어렵고 힘들 때, 또는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 계속적인 마찰이 생길 때가 있다면,
인지행동치료자는 당신의 어떤 생각이 현실을 왜곡하여 올바로 보지 못하게 하고,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경직되게 만드는지 함께 살펴보자고 권유할 것입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라는 용어로 우리의 내면적 사고경험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자동적 사고란,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도 쉽게 의식되지는 않는 사고를 말합니다.
말 그대로 자동적으로 드는 생각이고, 매우 신속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어서,
우리 스스로는 자신이 그러한 생각을 했는지조차 잘 인식하지 못하는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바로 자동적 사고입니다.
모든 사람이 자동적 사고를 하기에, 자동적 사고를 한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우리가 자동적 사고를 인식하지 못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정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것은 통상적인 생각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정확히 찾아내고, 이를 현실적으로 평가해보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훈련과 노력을 통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선택하는 것이 바로 인지행동치료의 철학입니다.
인지행동치료는 단지 생각을 긍정적으로 하거나 결심을 새로이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감정과 행동을 좌우하는 자동적 사고를 고쳐나가는 과정이 바로 인지행동치료입니다.
사실, 세상살이에서 가장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자신의 마음’입니다. 이러한 자신의 마음, 자신의 생각을 세심하고
주의 깊게 살펴서 조금씩, 하지만 분명하게 고쳐나가는 것이 인지행동치료 통해서 얻고자 하는 바입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원래 우울증의 치료법으로 개발되었지만,
인지행동치료의 효과가 인정되고 체계적인 연구와 실제적인 임상경험을 통해 더욱 정교해지면서
그 적용범위가 점차 확장되었습니다.
현재, 인지행동치료는 우울증뿐만 아니라 사회공포증, 강박증,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과 같은
불안장애, 그리고 신체화장애, 건강염려증, 섭식장애 등과 같은 정신신체장애를 비롯하여,
만성적인 대인관계곤란을 유발하는 성격문제 및 부부갈등에 대한 개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심리적 문제(인지, 정서, 행동 및 대인관계 영역)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와 치료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치료기법이 발전되고 있고, 치료의 효과도 경험적으로 검증되었습니다.
저명한 심리치료자인 Korchin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400여개의 심리치료 이론이 있으며,
이 중에서 다수의 치료자에 의해 선호되고 있는 주요이론만도 10여 가지에 이른다고 합니다.
다양한 심리치료 이론과 방법들은 각기 독특한 장단점을 지니고 있어서 우열을 가리는 일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지행동치료는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치료법이며,
충실한 이론과 경험적으로 입증된 치료효과를 기반으로 나날이 발전하며 진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심리치료입니다.
인지행동치료의 핵심은 ‘내담자의 눈을 통해 비추어진 세상’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내담자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함께 하면서, 보다 현실적이고 적응적인 삶의 방식을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담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게 부각되며, 내담자의 적극적인 개입과 참여가 없는
치료자의 일방적 노력으로는 성공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