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문제는 결혼한 두 사람 즉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적응적인 인간관계의 문제로서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저하시키고 부부간의 갈등과 불화를 악화시킵니다. 부부문제는 당사자들의 심리적인 불행감과 고통을 초래하는데, 부부간 갈등이 지속되거나 심각할 경우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상의 문제 및 신체적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부부사이의 심한 갈등은 한 배우자의 폭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여성이 주로 부부폭력의 피해자인 경우가 많으며, 폭행을 당하는 여성은 더욱 공격적이 되고 우울증에 걸리기 쉬우며 자녀의 청소년 비행문제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부부문제는 자녀에게 부정적인 악영향을 미치는데, 부부 사이의 갈등이 심하면 자녀 양육의 질이 저하되고 자녀와 부모사이의 애착형성에 문제가 생김에 따라 부모-자녀 간 갈등이 증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불어 자녀들 사이의 갈등도 증가되며 자녀에게 여러 적응상의 문제가 야기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부문제를 빈번하게 경험하는 부부는 각자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도 심각한 지장을 받습니다. 부부갈등이 심한 사람들은 정서적 불안정, 업무에 대한 집중곤란과 인지기능저하, 직장에서의 대인관계 문제를 보임으로써 직업적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40세의 이명희 씨는 결혼한 지 만 12년째 되는 해에 남편과 별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연애시절에는 소심한 자신을 대신해서 시원시원하게 일처리해주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호탕한 모습을 보여, 이 남자면 믿음직스럽다는 생각에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혼 초부터 직장 상사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여러 직장을 전전하였고, 밤에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늦게 귀가하거나 외박하기 일쑤였습니다. 이런 남편에게 명희 씨는 화를 내거나 속이 상한 나머지 며칠을 눈물 바람으로 보냈는데, 그럴 때마다 남편은 이번만 자신을 믿어달라며 큰 소리를 치곤했습니다.
때론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날에 부부싸움이 심해질 때면 명희 씨의 뺨을 때리고 갖은 욕설을 퍼붓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명희 씨는 남편과의 대화나 성관계 등을 거부하였으며, 아내와의 성관계를 통해 상황을 해결하고자 했던 남편은 명희 씨의 거부 행동에 더 심한 분노와 폭력을 행사하기에 이르러, 명희 씨는 두 아이를 데리고 친정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2005년에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하루 평균 약 867쌍이 결혼을 하며 약 352쌍이 이혼을 한다고 합니다. 평균 이혼율은 9.3%에 이르러, 11쌍의 부부 중 1쌍이 이혼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이혼율은 10년 전과 비교하여 약 250% 증가한 것으로, 부부간의 갈등적 문제가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부갈등은 결혼한 사람의 우울증을 초래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여성에게 우울증을 초래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결혼생활에서 부부갈등이 있는 여성의 50% 정도가 우울하며 우울한 여성의 50%가 부부사이의 불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밖에도 남편의 알코올 문제와 아내의 섭식장애 등도 부부갈등과 높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부갈등은 당사자의 신체적 건강의 질을 악화시켜 암, 심장계 질환, 만성 통증 등의 질병과 상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부부문제에 대한 인지행동모델에 따르면, 남편과 아내는 각자 결혼이나 가족 관계에 대한 신념을 부부관계로 가져온다고 가정됩니다. 부부관계에 관한 인지도식에는 자신의 배우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결혼생활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가정과 기준이 포함됩니다.
부부갈등이 생기면 부부는 부정적인 행동을 반복적으로 상호교환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행동을 남편이나 아내의 개인적인 특성이나 문제로 귀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지각과 추론이 과잉일반화된 ‘틀’로 굳어지게 되면 부부관계의 역기능적 상호작용이 악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부치료의 인지적 측면에서는 우선 관계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를 수정하는 것, 부부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잘못된 귀인을 교정하는 것, 서로에게 해가 되는 상호작용을 줄이기 위해 자기지시적 절차를 사용하는 방법이 도입됩니다. 또한 행동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유도하기 위해 ‘love days'를 사용하거나 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분명히 표현하고 상대방이 말한 의미를 적극적으로 경청하도록 하는 의사소통 훈련을 적용하게 됩니다.
문제해결 훈련의 절차도 사용되는데, 이 절차는 먼저 부부가 특정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잠재적인 해결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해결책 각각의 장단점을 살피게 됩니다. 부부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은 뒤에는 이를 실행하고, 해결책의 결과에 대해 그 효율성을 평가하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