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여러 가지 일들(건강, 경제, 학업, 직장, 대인관계 등)에 대해서 일반적인 수준이상의 지나친 불안을 느끼며 과도하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범불안장애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범불안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걱정은 쉽게 조절되지 않으며,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향이 있고, 걱정 때문에 생활 속의 중요한 일들에 상당한 지장을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늘 불안하고 초조하며 주의집중이 되지 않고, 쉽게 짜증이 나고, 근육이 긴장되고 피곤해지며, 수면이 곤란해지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29세의 박기주 씨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취직시험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전부터 이런 저런 문제들에 대한 걱정이 많은 편이었는데 요즘 들어 부쩍 심해진 것 같아서 더 걱정이 됩니다. 요즘 들어 주로 걱정하는 것은 이제 서른 살인데 아직까지 변변한 직장도 못 구했으니 결혼은 어떻게 할까?, 혹시 여름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님께 피해가 되면 어떡하지?, 취직시험을 보러가다가 차가 너무 막혀서 늦으면 어떡하지? 등등입니다.
친구들은 이런 말을 들으면, 별 것도 아닌데 걱정한다고 구박도 하고 그럴 리가 없다며 안심시켜주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소리들이 잘 들리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니 박 씨는 어렸을 때부터 걱정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학교 갔다 온 사이에 우리 집에 도둑이 들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은 날도 있었고, 학교 가다가 깡패 만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때문에 못 간 날도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너무 소심하고 남자답지 못하다고 야단하시지만, 박 씨는 자신이 걱정하는 일이 꼭 일어날 것만 같고, 그 일이 일어나면 너무 끔찍한 결과가 벌어질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현재 박 씨는 앞으로 두 달이나 남은 취직시험 날에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시험장에 갈 것인지도 미리 다 계획해 두었고, 사실 두 번이나 답사도 마쳤습니다. 이쯤 되면 그의 걱정도 참 지독하지요?
100명중에서 4명 정도가 보통 수준이 넘는 지나친 걱정을 지니고 있으며, 불안장애로 상담실을 찾은 사람들 중 약 12%가 범불안장애를 보입니다.
범불안장애가 시작되는 연령은 공황장애 등의 다른 불안장애에 비해 늦어서 평균 39세경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가 발생한 후에도 오랫동안 전문적인 도움을 청하지 않은 채 지내는 경우가 많아서 더 일찍부터 지나친 걱정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흔한 편입니다.
누구나 걱정과 불안이 전혀 없는 상태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걱정은 장차 닥쳐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불안에 압도되고 지나친 걱정에 짓눌려 살아가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만일 당신의 바램이 단지 다른 사람처럼 너무 긴장하지 않고 조금은 편안하게 생활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서 불안에 대한 과민성, 불확실하고 모호한 것에 대한 인내력 부족, 걱정에 대한 걱정을 줄이는 방법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과 그 결과의 치명성을 과대평가하는 그릇된 방식을 수정하고,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현실적으로 지각하도록 돕습니다.